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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전형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유출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1. 하늘이 도왔다
한여름에 정장 풀셋으로 입고 면접 보러 강남까지 갔다 왔습니다. 어제는 정말 햇빛도 강렬하고 더웠는데, 오늘은 안개 낀 날씨에 살짝 습한 수준이었습니다. 어제 같은 날씨였으면 기진맥진해서 컨디션 완전히 망가진 상태로 면접에 들어갔을 텐데, 다행히 완전한 컨디션으로 면접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더군다나 장마 기간인데 비고 안 오고 말이죠.
일찍 도착해서 날씨 얘기로 인사 담당자님하고 스몰토크를 잠깐 하고 나니까 긴장감도 조금 누그러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사 담당자님!
2. 당연히 알 거라고 생각한 거야?
나: Cryptopasta는 Creepypasta에서 유래한 것으로...
면접관: Creepypasta가 뭔가요? (진짜 모름)
나: 에... Creepypasta는... (시작부터 절어버림)
전화 면접을 통해 느낀 것은 '왜?'라고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면 면접에 참여하기 전에, 제가 이력서에 써놓은 프로젝트들에 대해 이 기술은 왜 썼고 아키텍처는 왜 이렇게 했고 이런 것들을 기억해 내기 위해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면접 시작부터 정말 충격을 받았던 것은 '무엇'에 관한 질문이었습니다. '어떻게 답변하지?' 보다도 '당연히 남들도 알고 있을 줄 알았지'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모습. 그나마 평소 즐겨보고 좋아하는 거니까 더듬더듬 설명이라도 가능했지, 잘 모르는 걸로 운을 띄웠다가 시작부터 꿀 먹은 벙어리 모드가 작동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자꾸 하나에만 꽂혀서 순서를 잊어버리지 말자. '무엇'을 사용했는지 먼저 설명이 되어야 하고, '왜' 사용했는지는 그다음이다.
3. 내가 통제할 수 없는 환경에 익숙해지기
하스스톤을 열심히 하다가 접은 이유: 분명 상대 카드 몇 장 보면 덱 프로토 타입은 보이는데 자꾸 어디서 남의 카드를 생성해서 쓰니까, 이게 예측이 안되고 내가 통제할 수가 없어서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접었습니다.
나아가 제가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을 상상하는 것부터가 저한테는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이번에 지원한 직군이 풀스택이었고, 백엔드+프런트엔드+블록체인 이 모든 것들을 커버해야 된다고 생각하니 이걸 도대체 어떻게 다 커버하고 질문은 또 어떻게 들어올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면접 준비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머리숱이 반토막이 났습니다.
오늘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예측된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일반적인 분위기가 딱딱한 면접)을 예상하고 면접에 들어갔는데, 글쎄 예측할 수 없는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이었던 거임! 생각보다 즐거웠던 면접이었지만, 집에 와서 보니까 등은 땀에 절어 있고 다리는 후달거리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판수로 찍어 누르다가는 머리카락을 모두 잃어버릴 것만 같습니다... 타스케테 구다사이!
4. 이해 못 했으면 물어보기, 경험에 기반해서 설명하기
너무나도 당연한 소리인데 오늘 많이 실수한 부분들. 그리고 사실 이해를 못 한 게 아니라 다른 뜻으로 이해해서 저지를 실수들이 많았습니다. 애매하다 싶으면 다시 물어보고, 생각하고 대답하기!
경험과 관련해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대답을 할 때 두괄식으로 적절하게 한 것 같은데, 근거가 부족함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근거가 될 수 있는 경험 요소들을 분명 제가 가지고 있는데, 이걸 적절하게 엮어내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5. 계속 괴롭혀 주세요?!
면접관님들께서 계속 '왜?'라는 질문을 던져주셨습니다. 이게 처음에는 대답하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면접 후반으로 가서는 내성도 생기고 조금 즐기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평소에도 이런 식으로 '왜'라는 질문을 던져주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혼자서 공부를 하다 보니 피드백을 받을만한 기회가 없었습니다. 블로그에 올린 글들도 워낙 주제가 마이너하다 보니까 조회수도 안 나오고 댓글도 안 달리고... 지금 제게 필요한 것은 저를 바른 길로 인도해 줄 스승 또는 시니어인 것 같습니다. 그러려면 우선 취업이 이루어져야겠죠. 아~ 열심히 직장 생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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