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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힘을 거머쥔 자를 두려워할지니!

 

 마치 서리한에 영혼을 지배당한 아서스와 같이, 저의 정신은 지난 3개월 동안 Claude Code나 Codex 같은 LLM을 활용한 코딩 도구에 갇혀있었습니다. Anthropic과 OpenAI는 제게 힘을 선사할 것을 약속했으며, 저는 구독료, 밤낮 없는 생활 패턴 그리고 두통을 대가로 지불해야만 했습니다.

 

 힘이 필요했습니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유는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아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하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Cursor IDE만 사용하면서 20불 구독으로 개발 라이프를 즐기고 있었는데, 지난 12월 Cursor IDE에서 제공되는 opus 4.5 모델을 사용해 보고 sonnet 4 같은 모델과 비교하여 지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개발자 수명에 직격타가 들어오겠다는 위기감과 함께. 철기로 싸우느냐 자동화기로 싸우느냐 하는 관점에서, 당연히 자동화기로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리드 개발자의 자리에 앉게 된 것이었습니다. 수습 포지션으로 수행을 하다가 3월 중순에 공식으로 넘겨받게 되었는데, 내가 리드 개발자에 걸맞은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그 기준이라는 것이 상대적이긴 하지만. 그러나 돈을 받은 이상 아마추어처럼 행동할 수는 없는 법. 주어진 역할을 수행해야만 했습니다. 어쩌면 ai로 인해 바뀔 개발 시장 판도를 고려하면, 관리자 또는 의사결정자 비슷한 역할을 빠르게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부족하다 느끼는 부분에 대해 조언을 구할 사람이 마땅히 없다보니 ai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생각만큼 ai의 힘이 나의 개인적인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리고자 합니다. 마법 같은 결과물들을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ai는 내가 아는 것 이상으로 무언가를 해주지 않습니다. 설령 그것이 가능하더라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어떻게 다른 이들에게 선보이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저 더 많은 단순한 일들을 해냈을 뿐이고, 정말로 중요한 문제보다는 해결했다는 도파민을 쉽게 얻을 수 있는 불필요한 것들에 빠져 더 많은 LLM 빠칭코를 플레이했을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ai로는 메꿀 수 없는 간극이 있습니다. 절망적 이게도 저는 시장 기회를 보는 능력이나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부족할뿐더러 다른 이가 그러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그저 남들이 먼저 만들어 놓은 것들 주워 먹고 카피 뜨는 게 전부예요. 그러나 이런 것들은 이제는 ai가 사람보다 잘합니다. 카피 닌자의 기회는 더 빠른 시간 안에 소진되어 버립니다. 더 많은 도메인을 경험해 볼 걸,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해 볼 걸 그리고 이상이 아니라 정말로 문제인 것들에 대해 고민해 볼 걸. 더 많은 연결고리들을 만들어 놨어야 했는데.

 

 마지막으로, 현실은 생산성이 아니라 자본의 문제였습니다. 거대 자본과 묶여있는 이들은 살아남아 승자가 되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얼어 죽는 겨울, 어쩌면 빙하기라고도 보이는 작금의 상황. 'ai를 활용하여 생산성을 몇 % 향상했습니다' 했을 때의 생산성이라는 것은 결국 조직이 살아남고, 해야 할 것들이 쌓여 있어야 유의미한 지표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야겠죠. 그저 두려운 것은 이 세상이 ai 기술이 됐건 자본이 됐건, 힘을 거머쥔 이들의 독식 게임판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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